‘한·미·일 군사정보공유협정’ 본격 추진

한·미 양국이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합의하면서 두 나라 국방장관 명의의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정부 말기인 지난 2012년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밀실 추진 논란 속에서 최종 서명 직전에 무산된 바 있어, 3국 간 공조가 실제 성과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이날 발표한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양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정보공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양 장관은 2014년 5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논의된 대로 한·미·일 정보공유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총 15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 중 13번째 항에 담겼다. 이는 한·미·일 3국 간 군사정보공유협정 추진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은 3국 군사정보공유협정이 철저하게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공동성명 내용 관련 설명에서 3국 군사정보공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북한 핵 대비 차원”이라고 못을 박았다. 아울러 한·미가 전작권 전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제시한 3가지 조건 중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때’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과 관련, ‘역내 안보환경이라는 말에 중·일 간 갈등 고조도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사례로 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중한 태도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격한 논쟁 속에 무산된 바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대비에 국한시킨다 해도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로 인한 국민적 거부감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실제로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사과와 반성도 없이 역사 왜곡, 독도 영토 분쟁까지 일삼고, 헌법 재해석을 통해 군사적 재무장을 강화하고, 군국주의 부활의 망동을 일삼고 있다”며 “한·미·일 3국의 군사정보공유는 나라의 안위를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군사기밀과 관련한 사항을 기관 간 약정으로 체결하는 경우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대국의 체결기관을 구속하는 데 충분치 않고, 군사기밀보호법과도 상충될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